언론 협회 ‘주의 적 1면 기사 인종차별 아니다’… 아프리카 지역 사회, 강하게 반발

퀸즐랜드주 아프리카 지역 사회가 쿠리어 메일의 ‘주(州)의 적’ 1면 기사에 대한 언론 협회의 판결 내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The Courier-Mail

The newspaper cover identified the two women. Source: The Courier-Mail

Highlights
  • 쿠리어 메일, 지난해 공중 보건 명령 어긴 아프리카 출신 여성 2명 관련된 ‘주(州)의 적(enemies of the state)’ 기사 보도
  • 호주 언론 협회, “해당 기사는 인종차별이 아니다” 결론
  • 퀸즐랜드 아프리카 지역 사회 “호주 언론 규제 기관 신뢰할 수 없다” 반발
언론 규제 기관인 ‘호주 언론 협회(Australian Press Council)’가 “아프리카 출신 호주 여성 2명을 ‘주(州)의 적(enemies of the state)’이라고 딱지 붙인 신문 1면 기사는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퀸즐랜드주 아프리카 지역 사회는 즉시 반발하며 호주 언론 규제 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협회에 쏟아지는 항의와 관련해 뉴스 코프가 운영하는 쿠리어 메일(Courier-Mail) 측은 ‘언론 보도 후 여성이 받은 인종 차별 욕설과 살해 위협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 왔다.

지난해 쿠리어 메일은 브리즈번과 로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초기 감염자였던 여성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은 당시 코로나19 핫스팟이었던 멜버른에서 돌아오며 거짓 선언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Courier-Mail front page
The 2020 front page story. Source: The Courier-Mail
확진 판정을 받은 2명과 이들과 함께 있었던 여성 1명 등 3명 모두 20대 초반으로 이들은 시드니를 거쳐 브리즈번에 오기 전까지 4일을 멜버른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 모두 공중 의료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은 1만 3000달러의 벌금과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개월에서 8개월에 이르는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호주 언론 협회는 목요일 해당 기사가 “실천 기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기사에 여성들의 신원을 공개한 것은 “이들 행동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지 개인의 특성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베니 볼 퀸즐랜드주 아프리카 지역협회 대표는 “이는 인종차별과 인종 비방을 승인하는 것으로 이번 결과가 너무나 실망스럽다”라며 “이는 곧 특정 인종이나 종교 집단을 겨냥한 기사를 게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It's racist": Beny Bol, President Queensland African Communities Council.
"It's racist": Beny Bol, President Queensland African Communities Council. Source: Stefan Armbruster/SBS News
그는 이어서 “이게 괜찮으면 안 된다. 이 같은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고 기관에 대한 지역 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결과와 우리가 본 판결로 볼 때 어느 누가 잘못을 바로잡기를 바라며 언론 협회에 항의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겠나? 그들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확신이 안 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언론 협회는 판결문에서 “기사 게재 당시 이 여성들은 코로나19 여행 규제 조치를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고 이에 따라 사생활 보호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는 감소된다”라고 밝히고 있다.

협회는 이어서 “사용된 언어와 여성의 이미지가 부각된 점을 감안할 때 헤드라인이 자극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보도는 지역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행동과 위험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관련된 여성들의 개인적인 특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한 “언론사는 그들의 범죄 행위가 퀸즐랜드주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으며, 공익을 위해 이들의 이름을 밝힐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라며 “범죄의 심각성과 락다운이 사업체와 지역 사회에 미친 혼란의 영향을 고려할 때 헤드라인은 전적으로 공정하고 적절하다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베니 볼 퀸즐랜드주 아프리카 지역협회 대표는 퀸즐랜드주 의회 조사 위원회에 30년 된 비방법을 개혁하기 위한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쿠리어 메일의 기사가 제가 제출하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라며 “이건 명백한 인종 차별에 대한 것이고 당신들은 이 지역사회에 속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서 “범죄와 개인의 행동, 그들의 인종적 배경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나 상관관계가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우리는 특정 언론으로부터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봐왔다”라며 “일어서서 이 같은 행동을 널리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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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3 September 2021 10:45am
By Stefan Armbruster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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